예산이론의 역사적 전개 (Key와 Lewis의 예산이론)
체계적인 예산이론의 필요성을 처음 주창한 학자는 V. O. Key, Jr.를 들 수 있다. Verne B. Lewis와 Aaron Wildavsky의 논의는 사실상 Key가 제시한 예산이론에 있어서의 강조점 중 어느 것을 더 강조하고 있는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1. Key의 예산이론
현대적 의미에서의 예산이론의 출발점으로 1940년에 V. O. Key, Jr. 가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에 발표한 논문 "예산이론의 부재(The Lack of a Budgetary Theory)"를 들 수 있다.
20세기 초 이른바 진보의 시대(The Progressive Era)에 이루어진 부정부패 청산노력, 재무행정에서 이러한 변화가 표현된 것이 바로 품목별 예산제도(line-item budgeting)였다.
품목별 예산제도는 정부가 구입하는 물건(즉, 투입)에 초점을 맞추어 예산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누가, 언제, 어떤 물품을 얼마에 구입했는지'를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산운영과정을 통제하는 예산제도이다.
Key는 기존의 예산운용은 예산편성의 조직과 절차, 예산요구서의 양식, 예산서의 양식 등 예산의 기계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정작 예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루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Key에 따르면 예산에 관련된 근본 질문은 바로 '어떤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분할 것인가(On what basis shall it be decided to allocate X dollars to activity A instead of activity B?)'라는 것이다.
예산결정은 공통분모(common donominator)가 없는 가치선호(value preferences)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계효용이론으로 예산배분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논문 후반부에서 Key는 예산배분의 문제는 사실상 정치철학적인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
Key는 예산을 둘러싼 논쟁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합리성과 정치의 측면을 모두 강조함으로써 이후 전개되는 예산이론의 기본주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2. Lewis의 예산이론
Key의 논의 중 예산배분의 합리성 측면을 보다 더 발전시킨 대표적인 학자 Verne B. Lewis이다. Lewis는 예산에 대한 경제이론의 정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예산배분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
- 첫째, 희소한 자원의 배분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지출로부터 발생하는 편익이 적어도 그 지출의 기회비용은 되어야 한다. 예산분석이란 자원의 대안적 사용에 대한 비교인 것.
- 둘째, 한계효용(marginal utility)은 체감하기 때문에, 예산배분에 있어서도 한계이론을 도입해야 한다. 예산을 몇 가지 다른 용도로 배분할 때 각각의 용도로부터 얻을 수 있는 한계편익(마지막 단위에 사용되는 예산으로부터 얻는 효용)이 동일할 수 있도록 예산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셋째,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의 상대적 효과성(relative effectiveness)에 따라 지출의 비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회에서 정부지출의 궁극적인 목적이 정해지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선택을 하듯이 행정부도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의 상대적 효과성에 기반하여 예산배분을 결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Lewis, 1952).
Lewis의 논문은 예산배분에 있어서 합리성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최초의 논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문헌
하연섭. (2022). 「정부예산과 재무행정」 제4판. 서울: 다산출판사.